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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에 짐을 넣고, 뒷자석으로 대규와 재훈은 쭈그려졌다. 얼굴을 마주보며 생각없이 기쁜 웃음을 지었다.
스포츠카 특성상, 조수석의 여자가 일단 내리고, 좌석등받이를 접은 후 뒷자석으로 옮겨타고 재차 조수석에 탈 때 여자의 동작은, 삐친 티를 팍팍 내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여자와 자동차는 일단 올라타면 그때부턴 끝이다.
남과 여.
나이는 둘 다 20대 중반쯤 되어 보였다. 대규에게는 그런 대략적인 예측만이 가능했다.
남자는 파란 티셔츠에 하얀 여름의 자켓을 입고, 어딘지 나른한 듯, 귀찮은 듯한 핸들조작이 대규에게는 약간 멋있어 보였다.
여자는 검은 탱크탑 위에 섹시한 흰색 반나시 쟈지. 앞 단추를 풀어 각을 잡아 눕혔다. 긴 머리카락을 핀과 고무로 고정시켜 볼륨을 살려, 곳곳에 포인트를 살려 목 주변에 붙혀 놓았지만 보기에 답답한 느낌이다.
“왠지 배가 고픈데……”
운전하며 남자가 중얼거리지만, 여자 쪽은 계속 얼굴을 돌려 창밖을 바라볼 뿐, 아무런 대답이 없다.
차 내 에는 또 다시 정적이 감돌았다. 기름이 없는 듯한 뻑뻑한 분위기, 이건 분명, 대규와 재훈을 태웠기 때문이 아니라. 원래 이 커플은 뭔가 말다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예측정도는 대규도 할 수 있었다.
남자가 대규 일행을 태워 준 것은, 여자에게 분풀이 하려는 목적이었으리라 예상한 대규는 거기까지 예측한 자신이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옆에 재훈을 보니, 그는 이런 분위기에 침울해져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재훈의 양친은 그닥 사이가 좋지 않으시니, 이런 분위기에 분위기엔 익숙해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반대로 민감해지려나? 대규에게 곁눈짓을 모내며, 슬쩍 어깨로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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