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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

문득 친구와 소주를 먹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 소주의 주원료는 무엇인가?"(참이슬, 처음처럼 등등) 괜히 잘난 척하려다가 언쟁이 날 법도 한 주제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소주의 라벨로 확인 해보니 이렇게 적혀있다.

주원료 : 정제수, 주정, 과당, 쌀 증류식 소주(쌀, 국산) 여기서 하나하나 따져보았다.

정제수 = 물

주정 = ?? 처음엔 이게 뭐지? 잘 몰랐다. ㅋㅋ

과당 = 당분 혹은 설탕같은 것이라 예측 가능

쌀 증류식 소주?? 이건 또 뭐여??

여기서 주정원료를 다시 조사해 보니, 

타피오카, 나맥, 겉보리, 옥수수, 생감 등 모두 섞어 발효시켜 1차 술을 의미 한다는걸 알았다. 막걸리 같은 느낌이라 보면 되겠다.

#이 재료로 “초록이슬”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1차 술을 원료로 124회 연속증류를 통해 순도 96도의 알콜로 만든 것이 주정이라 하더라. 그냥 에탄올이라고 보면 되겠다.

에탄올에 정제수를 섞는데 알콜 농도가 16.5도로 떨어질 때까지 섞은 후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 이 알콜수에 맛을 첨가하기 위해 단맛이 나는 여러가지 과당과 쌀 증류식 소주(향을 첨가하는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를 약간 섞어준다.

전문 자료를 뒤져봤더니 이런 내용이 나왔다.

희석식 소주를 만드는 주재료인 주정은 연속식 증류를 통한 반복된 과정을 거쳐 고순도의 알콜 형태를 지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증류 전 밑술인 발효주가 가지고 있던 재료의 향과 맛은 모두 휘발되어 버리고 알콜 외에는 거의 어떠한 성분도 남지 않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주정을 만드는데 있어서는 재료의 향이나 맛은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단지 알콜 발효 효율을 높게 가져가기 위한 전분질의 함량이 재료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즉 주정은 에탄올이란 말과 일백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주정을 만드는데 쓰이는 재료는 쌀, 보리, 감자, 고구마 등 전분질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사용 가능하며 현재 가격이나 효율 등을 감안했을 때 베트남이 주산지인 타피오카가 가장 경쟁력이 있어 현재 대부분의 희석식 소주의 재료 원산지는 베트남이라고 보면 무방하다. 재료의 스토리, 원산지, 등급 등 와인, 맥주등 다른 주류에 있어서 고려되는 사항들이 희석식 소주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다보니 희석식 소주에 대해서 우스갯소리로 ‘베트남 농민들을 배불려주는 술’이라는 말도 나오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타피오카는 버블티를 만들때 넣는 버블알갱이로도 쓰인다.

주정원료 = 타피오카 86%(카사바 가루), 나맥 10%, 겉보리 2%, 옥수수 0.5%, 생감 0.5%, 기타 1% 로 나타났다.

기타 재료에는

DL-알라닌 : 아미노산계 조미료, 인공감미료, 청주, 알콜음료, 양조식품, 단무지나 염장식품에 사용한다. 알콜음료에 첨가시 맥주와 발효주의 노화 및 효모 냄새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소 말토올리 : 올리고당

글리신 : 가장 간단한 하미노산 중 하나로 동물성 단백질에 함유되어 에너지 대사와 해독작용 및 피로회복 작용에 효과가 있다.

L-아스파라긴 : 영양 강화 목적의 아미노산

효소처리 스테비아 : 설탕 200배 감미도의 인공감미료, 스테비아는 한혜진 설탕으로 알려진 인공감미료다. 알콜로 정제할 때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발생하여 식약청에서 효소처리 스테비아 사용을 제한했다.

스테비올 배당체 : 천연 첨가물로 분류되는 감미료, 국화과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 설탕 300배의 감미도

수크랄로스 : 설탕으로부터 제조되나 설탕보다 600배 감미도가 높은 무열량 감미료

자일리톨 : 충치 예방 효과가 있는 감리료로 설탕보다 산뜻하고 청량한 감미가 있다. 

토마틴 : 설탕의 5,000~8000배 감미도가 강한 단백질 감미료. 짠맛 신맛을 없애주는 풍미증진효과가 있고 개운한 감미가 있다.

에리스티롤 : 백설탕의 대체제. 당지수와 칼로리가 거의 없다.

구연산 : 산미료(신맛), 산패방지제로 쓰인다.

각종 영양강화제

이렇게 소주에는 수많은 종류의 첨가물들이 단맛을 내주기 위해 들어간다. 온갖 감미료의 향연이다. 주정(에틸 알콜)은 특유의 맛이 없고 소독용 알콜 냄새만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하필 한국소주를 이딴식으로 만드는가?

일제강점기 시절도 가끔씩 이딴식으로 만들었으나,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때는 1965년도부터이다. 바로 쌀로 술을 빚지 말라는 양곡관리법 때문인데, 한국전쟁 이후 모두가 가난한 시절엔 쌀로 술을 빚게 되면, 쌀 가격이 올라가게 되니, 굶어죽는 사람이 많아질 환경이었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이 양곡관리법을 만들어 쌀로는 술을 만들수 없는 법령을 내린 것이다. 이 때 많은 증류식 소주 양조장이 희석식으로 모두 바뀌게 된다. 한마디로 전통 소주가 아예 명맥을 잃게 된 것이다. 진로소주도 실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희석식 소주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그 이전에는 쌀소주, 보리소주, 찹쌀 소주 등등이 있었는데 아예 사라지게 되고, 겨우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민족주 부활운동이 생겨서 30년간의 암흑기를 끝내고 전통방식의 증류식 소주가 겨우겨우 다시 세상에 등장하게 된다.

#한국 소주의 기원

증류식 술을 만드는 기술은 유목민인 몽고족이 장거리 이동에도 부패하지 않는 음료로 높은 도수의 술을 제조한 것을 시작으로 발달되어 전파 되었는데, 이는 1240년경 페르시아 정복을 하며 받아들인 페르시아 주조기술과 술(아락 Arak)을 1277년 고려 충렬와 고려 침략 당시 우리나라에 전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몽고군 주둔지가 있던 개성(아락주), 안동(아랭이), 제주에서 소주 제조법이 다른 지역보다 발달한 이유이기도 하다. 고려와 조선 초기까지는 주로 약용으로 마셨고 왕이나 사대부들만이 마시는 귀한 술이었지만 조선 9대 임금 성종 때에 이르러 점점 일반 백성들에게도 보급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2020년 현재 소주의 원가

19도 360ml 기준으로 참이슬 공장출고가는 1016원이다.

할인매장 소주 가격 1,200원 = 공장출고가 1,016원 + 매장 이윤 184원

공장출고가 1,016원 = 출고원가 477원 + 세금 538원

출고원가 477원 = 주정 124원 + 물 + 첨가물 + 생산비(원재료 제외 설비, 인건비, 광고비 물류비 등) + 납세 병마개(왕관) + 신병(유리병, 재활용 감안) + 제조사 이윤

세금 38원 = 주세 343원(출고원가의 72%) + 교육세 103원(주세의 30%) + 부가세 92원(원가+주세+교육세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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