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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취미생활]컴퓨터의 아버지 엘렌 튜링

애플사의 로고, 비틀즈, 영화 ‘매트릭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마그리트의 ‘사과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창조물이다.

마그리트의 사과 그림은 수많은 뮤지션들 뿐 아니라, 스티브 잡스까지 탐을 냈다. 이 그림을 서로 자기들의 로고로 쓰겠다고, 소송까지 걸었던 사건을 보면 알 수 있다. 

 

폴 매카트니는 비틀즈 멤버들과 함께 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던 중, 마그리트의 초록색 사과 그림에 매료된다. 

새로운 사업체의 로고로 이 사과가 적격이라 생각한 그는, 초록 사과에 회사 이름도 ‘the Apple corp’이라고 지어서 등록한다.

 

이 회사의 로고를 본 스티브 잡스는 사과 로고에 강렬한 매력을 느껴 자신도 사과를 로고로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동경하는 뮤지션 비틀스에 대한 존경의 표현으로 그 로고를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애플사는 처음에는 뉴턴의 사과를, 그 이후에는 디자이너를 고용하여 사과에 무지개색을 입혀 로고를 만든다. 예술계에서는 한 작품에 영감을 얻어 서로 영향을 조고 받는 작품이 어느 정도 용납된다지만,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

 

그래서 비틀즈는 사과 로고를 사용하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사를 고소하게 된다. 소송중 애플이 비틀즈에게 음악산업에는 침범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배상금을 주어 일단락되지만, 그 후 소송이 다시 시작되어 1978년부터 무려 30년 동안 계속된 이 로고 소송은 2007년에 가서야 결론이 났다. 법정은 마침내 애플사의 편을 들어주게 된다. 비틀즈의 시대는 이제 저물었고, 애플사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애플사의 사과 로고는 계속 변경이 되었는데. 처음에는 뉴턴이 사과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으며 만류인력을 발견하는 것을 로고로, 다음에는 한입 베어 먹은 무지개 사과, 그 다음에는 검은 색의 사과로 바뀌게 된다.

여기에도 의미를 부여하자면, 세계 최초로 내놓은 개인용 컴퓨터는 뉴턴의 만류인력에 버금가는 대발견이자 발명이다. 세상의 변화를 아리른 서곡을 의미한다. 세계 최초라는 ‘창의성’을 말하고 싶었던 애플은 이 로고를 사용했고, 그 다음에 만들어진 ‘무지개 사과’는 PC를 통한 다양성과 창의성, 수많은 지식, 인류의 무지개 및 미래를 의미한다. 잡스를 쫓아낸 애플은 애플사에 드리운 잡스의 영향력과 그림자를 없애려고 사과를 블랙으로 만드는데, 이때가 바로 ‘애플의 암흑기’ 라고 볼수 있겠다.

이 베어 먹은 사과를 보고 ‘백설공주’가 한 입 먹은 사과가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모습의 사과 뒤에는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매시슨 튜링’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잠수함과 탱크부대에 연합국은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었다. 그 힘은 독일이 ‘암호생성기’라는 기계를 통해 명령을 암호로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튜링은 마침내 암호해독기를 개발해 독일군의 공격을 미리 알아낼 뿐 아니라, 그걸 이용해 역정보를 흘려 연합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그래서 “영국이 2차 대전에서 승리한 건 처칠과 튜링의 덕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튜링은 1943년 세계 최초의 컴퓨터인 ‘콜로서스 colossus’를 만든다. 하지만 영국은 튜링의 존재를 1970년대 후반까지 국가비밀로 했기에 뒤늦게 알려진 거다.

전쟁이 끝난 후, 튜링이 동성애자로 밝혀지자 그는 영웅이 아니라 혐오의 대상으로 취급되어 끔찍한 말년을 보내게 된다. ‘매카시 광풍’은 그를 더 모조이게 한다. 

법원은 튜링에게 ‘동성애’라는 질병을 고치기 위해 10년 징역형이나 성 호르몬 주사를 맞는 것 중에서 선택 하라고까지 한다. 

결국 그는 성 호르몬 주사를 선택했고, 그 결과 발기불능, 유방의 발달, 중추신경 손상이라는 치명적 상처를 주면서 이 주사는 결국 튜링의 육체와 영혼을 파멸시키게 된다.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지키며 자신의 의지로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죽음, 자살밖에 없다고 생각한 튜링은, 1954년 6월 7일, 청산가리를 주입한 ‘독사과’를 한입 베어 먹고 목숨을 끊는다. 

이렇게 한 이유는 보수적인 영국사회에 대해 죽음을 통한 저항이었다. 튜링의 유서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사회가 나를 여자로 변하도록 강요했기에, 나는 가장 여성적인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마치 백설공주가 사과를 베어먹고 죽는 모습을 연상하면서 말이다.

튜링은 죽은 후 20년 뒤, 컴퓨터 시대가 오면서 다시 부활하게 된다.

시대의 천재적 컴퓨터 상상가인 스티브 잡스는 인류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면서 그 이름을 ‘애플 Apple’ 이라고 명명한다.

로고 역시 튜링이 한 입 베어먹은 사과 모양이다. 

애플의 로고 탄생엔 이런 우여곡절이 있었다.

영국의 튜링은 죽은 지 59년 만인 2013년 12월이 되어서야 엘리자베스 2세에 의해 사면된다. 

튜링은 죽었지만, 그가 한입 베어 먹은 사과는 튜링이 죽음을 통해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했던 ‘진실의 소리’로 남았고, 그 정신은 애플의 로고로 살아서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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